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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 Hippopotamus amphibius

낮에는 강과 호수에 몸을 담그고 밤에 뭍으로 나와 풀을 뜯는 거대한 초식동물이에요. 느긋해 보이지만 영역 의식이 강해 아프리카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 중 하나로 꼽혀요.

고래와 가장 가까운 친척인 육상동물피부에서 붉은 분비물이 나와 자외선을 막음입을 약 150도까지 벌리고 송곳니가 50cm 넘게 자람수영보다는 물 바닥을 걷거나 튀어 오르며 이동영역 다툼과 보트 공격으로 인명 사고가 잦음

1. 개요

아프리카의 강가에서 수면 위로 눈과 귀, 콧구멍만 빼꼼 내민 채 떠 있는 거대한 회색 덩어리를 본다면, 그것은 거의 틀림없이 하마예요. 하마(Hippopotamus amphibius)는 코끼리, 흰코뿔소와 함께 가장 무거운 육상동물로 꼽히는 대형 초식동물이에요. 낮에는 강과 호수, 늪에 몸을 담그고 쉬다가, 해가 지면 뭍으로 올라와 몇 km씩 걸으며 밤새 풀을 뜯어요.

둥글둥글한 몸과 작은 귀, 하품하듯 크게 벌리는 입 때문에 귀엽고 느긋한 동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하마는 영역 의식이 매우 강하고 성질이 급해요. 물속 자기 영역에 들어온 배를 뒤집거나, 물로 돌아가는 길을 막은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아 '아프리카에서 가장 위험한 대형 동물' 가운데 하나로 꼽혀요.

하마는 진화적으로도 흥미로운 동물이에요. 겉모습은 돼지와 비슷해 보이지만, 유전자 연구 결과 현재 살아 있는 동물 중 하마와 가장 가까운 친척은 고래와 돌고래라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하마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널리 살지만, 서식지 감소와 고기·상아를 노린 사냥으로 수가 줄어 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VU) 등급으로 분류돼요.

2. 이름과 분류

하마
Charles J. Sharp · CC BY-SA 4.0

하마의 영어 이름 hippopotamus는 고대 그리스어로 '말'을 뜻하는 hippos와 '강'을 뜻하는 potamos를 합친 말로, '강에 사는 말'이라는 뜻이에요.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이집트 나일강에서 하마를 보고 이렇게 불렀어요. 물론 하마는 말과 전혀 가깝지 않아요. 영어권에서는 줄여서 hippo라고 많이 불러요. 종소명 amphibius는 '물과 뭍 양쪽에서 사는'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물과 육지를 오가는 하마의 생활을 잘 나타내요.

한국어 '하마(河馬)'도 한자로 '강 하(河)'와 '말 마(馬)'를 쓰며, 그리스어 이름을 그대로 옮긴 것처럼 '강의 말'이라는 뜻이에요. 일본어와 중국어에서도 같은 한자 이름을 써요.

2.1. 하마과의 두 종

현재 살아 있는 하마과 동물은 하마와 피그미하마, 두 종뿐이에요.

종분포크기생활IUCN
하마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약 1.3~3.2톤무리 생활, 강과 호수VU
피그미하마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 등 열대우림약 180~275kg단독 생활, 숲속 개울과 늪EN

피그미하마는 하마보다 몸무게가 10분의 1 정도로 작고, 다리가 상대적으로 길며, 물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어요. 2024년 태국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 피그미하마 '무뎅'이 SNS에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 희귀한 종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어요.

하마는 소, 사슴, 돼지와 함께 우제류(발굽이 짝수인 동물)에 속하고, 최근 분류에서는 고래류와 함께 '경우제목(Cetartiodactyla)' 또는 넓은 의미의 우제목으로 묶여요. 하마의 아종은 지역에 따라 몇 개가 제안되었지만, 차이가 크지 않아 널리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어요.

3. 진화

하마가 고래와 가장 가까운 친척이라는 사실은 1990년대 이후 분자생물학 연구로 밝혀진 놀라운 발견이에요. 오랫동안 하마는 생김새 때문에 돼지와 가까운 동물로 여겨졌어요. 그러나 유전자 분석 결과, 하마와 고래는 약 5,000만~6,000만 년 전 무렵 공통 조상에서 갈라졌고, 돼지나 소보다 서로 더 가까운 관계라는 것이 드러났어요. 고래 계통은 바다로 들어가 완전한 수중 생활에 적응했고, 하마 계통은 육지와 물을 오가는 생활을 이어 갔어요. 두 동물 모두 털이 거의 없고, 물속에서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일 수 있으며, 피부샘의 구조와 소리로 소통하는 방식 등에서 공통점이 있어요.

다만 하마과 화석은 생각보다 최근에 나타나요. 고래와 갈라진 뒤 수천만 년 동안 하마의 직계 조상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화석이 부족해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가장 유력한 설명은 멧돼지 비슷한 모습의 '안트라코테리움과(Anthracotheriidae)' 동물들이 하마의 조상 또는 가까운 친척이라는 거예요. 이들은 물가에 살던 반수생 동물로, 약 4,000만 년 전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등에 퍼져 있었어요. 진짜 하마과 동물은 약 2,000만 년 전 무렵 아프리카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여요.

하마속의 화석은 아프리카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나와요. 빙하기 사이 따뜻한 시기에는 하마가 영국 템스강과 독일 라인강까지 살았어요. 지중해의 키프로스, 크레타, 몰타, 마다가스카르 섬 등에는 몸집이 작아진 '난쟁이 하마'들이 살았는데, 마다가스카르의 난쟁이 하마는 불과 1,000~2,000년 전까지 살아남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사람의 도착과 함께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어요.

4. 분포와 서식지

Hippos (Hippopotamus amphibius), Chobe National Park, Botswana.
Hippos (Hippopotamus amphibius), Chobe National Park, Botswana.
Diego Delso · CC BY-SA 4.0

하마는 사하라 사막 남쪽 아프리카의 30여 개 나라에 살아요. 가장 많은 수가 사는 곳은 동아프리카와 남부 아프리카로, 잠비아, 탄자니아, 모잠비크, 우간다, 케냐, 말라위, 보츠와나 등이 중요한 서식지예요. 특히 잠비아의 루앙와강은 하마 밀도가 매우 높은 곳으로 유명해서, 강 1km에 수십 마리가 모여 사는 구간도 있어요.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에도 살지만, 수가 적고 흩어져 있어요.

하마에게 꼭 필요한 것은 두 가지예요. 낮 동안 몸을 담글 수 있는 충분히 깊은 물과, 밤에 풀을 뜯을 수 있는 가까운 초원이에요. 하마는 몸 전체가 잠길 수 있을 정도의 깊이, 대략 1~2m 정도의 물을 좋아하며, 물살이 너무 세지 않고 바닥이 완만한 강, 호수, 저수지, 늪을 선호해요. 강 하구의 바닷물이 섞인 곳에 들어가기도 하고, 서아프리카 기니비사우의 비자고스 제도에서는 바다를 헤엄쳐 섬 사이를 오가는 하마도 있어요.

고대에는 하마가 이집트 나일강 하류와 북아프리카에도 살았어요. 고대 이집트 벽화에 하마 사냥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그러나 이집트의 하마는 19세기 초 무렵 사라졌고, 서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도 하마가 사라지거나 극소수만 남았어요. 이와 별개로 남아메리카 콜롬비아에는 사람이 들여온 하마가 야생화되어 퍼지고 있어요.

5. 신체 특징

하마는 통 같은 몸통에 짧고 굵은 다리, 거대한 머리를 지녔어요. 다리는 짧지만 몸무게를 버틸 만큼 튼튼하고, 발가락 네 개에는 작은 물갈퀴가 있어요. 눈, 귀, 콧구멍이 모두 머리 꼭대기에 일렬로 붙어 있어서, 몸을 물에 담근 채 이 부분만 내밀고 숨 쉬고 보고 들을 수 있어요. 물에 잠수할 때는 콧구멍과 귀를 꼭 닫아요.

항목수컷암컷
몸길이약 3.3~5m약 2.9~4m
어깨높이약 1.3~1.6m약 1.3~1.5m
몸무게약 1.5~3.2톤 (평균 약 1.5~2톤)약 1.3~1.5톤
입 벌리는 각도약 150도
송곳니 길이50cm 이상(잇몸 아래 포함)수컷보다 작음

수컷은 평생 몸이 조금씩 계속 자라서, 나이 든 수컷일수록 덩치가 커요. 3톤이 넘는 수컷도 기록되어 있지만 드물어요. 몸은 무겁지만 짧은 거리에서는 놀랄 만큼 빨라서, 뭍에서 시속 약 30km 정도로 달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사람이 달려서 도망치기는 어려운 속도예요.

5.1. 피부와 붉은 분비물

하마의 피부는 몸통 부분이 두께 5cm 안팎에 이를 만큼 두껍지만, 털이 거의 없고 겉 층이 얇아 수분을 빨리 잃어요. 그래서 하마는 낮 동안 물이나 진흙에 몸을 담가 피부가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해요. 오랫동안 햇볕 아래에 있으면 피부가 갈라지고 화상을 입을 수 있어요.

하마의 피부에서는 땀샘이 아닌 특별한 피부샘에서 끈적한 분비물이 나와요. 처음에는 무색이지만 몇 분 안에 붉은색으로, 다시 갈색으로 변해요. 이 때문에 옛날 사람들은 하마가 '피땀'을 흘린다고 믿었어요. 2004년 일본 연구진은 이 분비물에 붉은 색소와 주황 색소 두 가지가 들어 있으며, 이 색소들이 자외선을 흡수하고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어요. 일종의 천연 자외선 차단제이자 항균제인 셈이에요. 싸움으로 생긴 상처가 더러운 물속에서도 쉽게 감염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여겨져요.

5.2. 입과 이빨

하마의 입은 약 150도까지 벌어지고, 입을 벌린 너비가 1m를 넘기도 해요. 아래턱의 송곳니는 평생 자라며, 길이가 잇몸 아래 부분을 포함해 50cm를 넘고, 드물게 그보다 훨씬 긴 것도 있어요. 위아래 송곳니가 맞물리며 서로를 갈아 칼날처럼 날카롭게 유지돼요. 앞니도 길고 튼튼하게 자라요. 하지만 이 무시무시한 이빨은 먹이를 먹는 데는 거의 쓰이지 않아요. 풀은 두껍고 단단한 입술로 뜯고, 이빨은 주로 싸움과 방어에 써요.

하마가 크게 입을 벌리는 모습은 하품처럼 보이지만, 대개는 '하품 과시'라고 부르는 위협 행동이에요. 거대한 이빨을 보여 주며 '가까이 오지 마'라는 경고를 보내는 거예요. 하마의 무는 힘은 육상동물 가운데 최상위권으로 알려져 있어서, 작은 배를 부수거나 악어를 물어 죽일 수 있어요.

6. 생태와 습성

Hippo fight, Katavi National Park, Tanzania
Hippo fight, Katavi National Park, Tanzania
Nilsrinaldi · CC BY 2.0

하마의 하루는 낮과 밤이 확실히 나뉘어요. 낮에는 물속에서 쉬거나 자면서 보내요. 다 자란 하마는 보통 3~5분마다 숨을 쉬러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이 행동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져서 물속에서 잠든 채로도 떠올라 숨을 쉬고 다시 가라앉아요. 오래 참으면 5~6분 정도 잠수할 수 있어요.

하마는 수영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제대로 헤엄치지 못하고, 물에 뜨지도 잘 않아요. 몸이 무겁고 뼈의 밀도가 높아서 물속 바닥으로 가라앉아요. 대신 물 바닥을 걸어 다니거나, 발로 바닥을 차서 튀어 오르듯 이동하는 방식으로 움직여요. 물속에서는 체중이 줄어드는 효과 덕분에 놀라울 만큼 가볍게 움직여요.

해가 지면 하마는 물에서 나와 풀을 뜯으러 가요. 보통 몇 시간 동안 혼자 또는 어미와 새끼끼리 이동하며, 하룻밤에 수 km, 많게는 10km 이상을 걸어요. 하마가 다니는 길은 같은 경로를 반복해서 오가기 때문에 땅이 깊게 파여 '하마 길'이 생기고, 이 길은 우기에 물길이 되기도 해요. 새벽이 되면 다시 물로 돌아가요.

하마는 물속에서 무리를 이루어 지내요. 무리의 크기는 보통 10~30마리 정도이고, 건기에 물이 줄어들면 수백 마리가 한 웅덩이에 모이기도 해요. 무리의 중심은 암컷과 새끼들이고, 지배적인 수컷 한 마리가 일정한 강이나 호숫가 구간을 영역으로 차지해요. 수컷의 영역은 물속에서만 강하게 지켜지고, 뭍의 풀밭은 여러 하마가 함께 이용해요. 영역을 가진 수컷은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빠르게 흔들어 똥을 사방으로 흩뿌려 영역을 표시하는데, 이 행동을 '똥 뿌리기'라고 불러요.

7. 먹이

하마는 거의 풀만 먹는 초식동물이에요. 몸집에 비해 먹는 양은 적은 편으로, 하룻밤에 약 35~50kg의 풀을 먹어요. 몸무게의 약 1~1.5% 정도로, 비슷한 크기의 다른 초식동물보다 훨씬 적어요. 낮 동안 물속에서 쉬며 에너지를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적게 먹어도 버틸 수 있다고 설명해요.

하마는 이빨 대신 넓고 두꺼운 입술로 풀을 뜯어요. 입술의 폭이 약 50cm에 이르러 한 번에 넓은 범위의 풀을 잘라 낼 수 있어요. 짧은 풀을 주로 먹으며, 하마가 자주 풀을 뜯는 곳은 잔디밭처럼 짧게 깎인 '하마 잔디밭'이 돼요. 물속의 수초는 의외로 잘 먹지 않아요. 하마의 위는 여러 칸으로 나뉘어 있지만 소처럼 되새김질을 하지는 않고, 먹은 풀이 소화관을 천천히 통과하며 발효돼요.

하마는 아프리카의 강과 호수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요. 밤에 뭍에서 먹은 풀을 낮에 물속에서 배설하기 때문에, 육지의 영양분을 물속으로 옮기는 '영양 펌프' 역할을 해요. 이 배설물은 물고기와 수생 곤충의 먹이가 되어 강의 생산성을 높여요. 반대로 하마가 너무 좁은 곳에 몰리면 배설물이 지나치게 쌓여 물속 산소가 부족해지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도 있어요.

드물게 하마가 동물의 사체를 먹거나, 심지어 다른 동물을 공격해 먹는 장면이 관찰되기도 했어요. 다른 하마의 사체를 먹는 동족 포식도 기록되었어요. 이는 먹이가 부족한 시기에 영양을 보충하려는 행동으로 추정되지만, 하마의 소화기관은 고기를 소화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해요.

8. 번식과 일생

하마의 짝짓기는 주로 물속에서 이루어져요. 영역을 가진 수컷은 자기 영역 안의 발정한 암컷과 짝짓기할 우선권을 가져요. 번식은 1년 내내 가능하지만, 많은 지역에서 건기에 짝짓기가 늘고 우기에 새끼가 태어나는 경향이 있어요. 우기에는 풀이 풍부해 젖을 먹이는 어미에게 유리하기 때문이에요.

임신 기간은 약 8개월(약 240일)이에요. 출산이 가까워지면 암컷은 무리를 떠나 얕은 물이나 물가의 덤불에서 혼자 새끼를 낳아요. 보통 한 번에 한 마리를 낳고, 새끼는 물속에서 태어나는 경우도 많아요. 갓 태어난 새끼는 몸무게 약 25~55kg이고, 태어나자마자 수면으로 올라가 첫 숨을 쉬어요. 새끼는 물속에서도 젖을 먹을 수 있는데, 숨을 참고 젖을 먹다가 숨을 쉬러 올라오기를 반복해요. 깊은 물에서는 어미의 등 위에 올라타 쉬기도 해요.

단계나이특징
신생아0~2주어미와 단둘이 지내며 유대를 쌓음
무리 합류약 10~14일 이후어미와 함께 무리에 들어감
젖먹이생후 수개월~1년생후 몇 주부터 풀을 먹기 시작
젖떼기약 6~12개월풀을 주로 먹지만 어미 곁에 머묾
성 성숙암컷 약 5~7살, 수컷 약 7~8살수컷은 영역을 얻어야 번식 기회가 생김

어미 하마는 새끼를 매우 적극적으로 지켜요. 새끼는 악어, 사자, 하이에나에게 노려지고, 무리 안의 다른 수컷 하마에게 공격당하기도 해요. 그래서 어미는 새끼를 데리고 다른 하마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머무르기도 해요. 암컷은 보통 2년에 한 번 정도 새끼를 낳아요. 야생 하마의 수명은 보통 35~45년이고, 동물원에서는 50년 넘게 산 기록도 있어요.

9. 지능·의사소통·특별한 능력

하마는 생각보다 시끄러운 동물이에요. 가장 유명한 소리는 '웅웅-하하하' 하고 울리는 굵고 큰 울음소리로, 영어로는 'wheeze honk'라고 불러요. 이 소리는 100데시벨을 넘을 만큼 크고, 1km 넘게 떨어진 곳에서도 들린다고 해요. 2022년 탄자니아 연구에서는 하마가 이 울음소리로 같은 무리 하마와 낯선 하마를 구별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낯선 하마의 소리를 들려주면 더 크게 반응하고 똥 뿌리기 같은 공격적인 행동을 더 많이 보였어요.

하마는 물속과 물 밖에서 동시에 소리를 낼 수 있어요. 머리를 반쯤 물 밖에 낸 상태에서 울면, 소리가 공기와 물을 통해 함께 퍼져요. 물속에서는 딸깍거리는 소리와 낮은 웅웅거림을 내는데, 이런 수중 소통 방식은 고래와의 진화적 연관성을 떠올리게 해요. 하마의 턱뼈가 물속 소리를 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도 있어요.

몸짓도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에요. 입을 크게 벌리는 '하품 과시', 물을 튀기며 머리를 흔드는 행동, 똥 뿌리기, 콧김 내뿜기 등으로 서열과 영역을 표현해요. 서열이 낮은 하마는 지배적인 수컷 앞에서 몸을 낮추고 똥을 조금씩 내보내며 복종을 나타내요.

하마의 지능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지 않지만, 동물원에서는 사육사의 훈련에 잘 반응해 입을 벌리고 발을 내미는 등 건강 검진에 협조하는 법을 배워요. 야생에서는 수년 동안 같은 하마 길과 웅덩이를 기억하며 이용해요.

10. 천적과 생존

다 자란 하마를 공격할 수 있는 동물은 거의 없어요. 크고 두꺼운 피부, 거대한 이빨, 사나운 성질 때문에 사자나 악어도 다 자란 하마는 피하는 편이에요. 다만 드물게 큰 사자 무리가 뭍에 나온 하마, 특히 늙거나 다친 하마를 공격해 잡는 경우가 있어요.

새끼 하마는 훨씬 위험해요. 나일악어, 사자, 점박이하이에나가 새끼를 노리고, 어미가 잠시 한눈을 팔면 새끼가 희생될 수 있어요. 하지만 하마와 악어는 대부분 같은 강에서 평화롭게 공존해요. 악어는 하마를 건드리지 않고, 하마는 악어가 새끼에게 접근할 때만 공격해요. 하마가 악어를 물어 죽이는 장면도 종종 관찰돼요.

하마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다른 하마일 수도 있어요. 영역을 차지하려는 수컷끼리의 싸움은 매우 격렬해서, 거대한 송곳니로 서로의 몸에 깊은 상처를 내고, 때로는 한쪽이 죽기도 해요. 나이 든 수컷의 몸에는 싸움으로 생긴 흉터가 가득해요. 영역을 새로 차지한 수컷이 이전 수컷의 새끼를 죽이는 일도 기록되었어요.

가뭄도 하마에게 큰 위협이에요. 물이 마르면 좁은 웅덩이에 많은 하마가 몰리면서 싸움이 늘고, 먹이를 찾아 먼 곳까지 걸어야 해 체력이 떨어져요. 탄저병은 하마 무리에 대량 폐사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이에요. 잠비아와 우간다에서는 탄저병으로 수백 마리의 하마가 한꺼번에 죽은 일이 있었어요.

11. 인간과의 관계

하마는 아프리카에서 사람을 해치는 대형 동물 가운데 가장 위험한 동물 중 하나로 꼽혀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해마다 수백 명이 하마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는 추정이 자주 인용돼요. 사고는 주로 세 가지 상황에서 일어나요. 물에서 고기를 잡거나 배를 타고 가다가 하마의 영역에 들어갔을 때, 밤에 풀을 뜯던 하마와 물 사이에 사람이 서 있을 때, 그리고 새끼를 데리고 있는 어미에게 다가갔을 때예요. 하마가 놀라 물로 돌아가려 할 때 그 길을 막는 것이 특히 위험해요.

농작물 피해도 커요. 밤에 강가의 논과 밭에 들어와 벼나 옥수수를 먹고 짓밟아 농민들에게 큰 손해를 입혀요. 이 때문에 하마와 주민의 갈등이 생기고, 보복 사냥으로 이어지기도 해요.

하마는 오래전부터 고기와 가죽, 이빨을 얻기 위해 사냥되었어요. 하마 고기는 지역에 따라 귀한 식량이고, 가죽은 채찍과 방패를 만드는 데 쓰였어요. 하마의 송곳니는 코끼리 상아보다 단단하고 누렇게 변하지 않아, 18~19세기 유럽에서는 틀니를 만드는 재료로 쓰였어요.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틀니 중에도 하마 이빨로 만든 부분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1989년 코끼리 상아 거래가 금지된 뒤에는 하마 이빨이 상아의 대체품으로 거래가 늘어, 하마 밀렵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나왔어요.

가장 독특한 이야기는 콜롬비아의 하마예요. 1980년대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자신의 농장에 사설 동물원을 만들고 하마 네 마리를 들여왔어요. 1993년 그가 사망한 뒤 다른 동물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지만, 하마는 옮기기 어려워 그대로 남았고, 막달레나강 유역으로 퍼져 나갔어요. 천적이 없고 가뭄도 없는 환경에서 하마는 빠르게 늘어나 2020년대에는 100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었고, 이대로라면 수십 년 안에 수백, 수천 마리로 늘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어요. 콜롬비아 정부는 2022년 하마를 침입 외래종으로 지정하고, 불임 수술, 해외 이송, 일부 안락사를 포함한 관리 계획을 발표했어요. 하마의 배설물이 강의 수질을 바꾸고, 어민과 주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크지만, 동물 보호 단체의 반대도 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요.

한국에는 하마가 살지 않지만, 동물원을 통해 친숙한 동물이에요. '하마처럼 먹는다', '하마 입'처럼 많이 먹거나 입이 큰 사람을 하마에 빗대는 표현이 흔해요.

12. 보전 현황

IUCN 적색목록에서 하마는 취약(VU) 등급이에요. 2016~2017년 무렵 평가에서 전체 개체 수는 약 11만 5천~13만 마리 정도로 추정되었어요.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 사이에 콩고민주공화국 등에서 하마가 크게 줄었는데, 특히 비룽가 국립공원의 하마는 1970년대 약 2만 9천 마리에서 2000년대 중반 1,000마리 아래로 떨어졌다는 보고가 있어요. 내전 중 무장 세력과 주민들이 고기와 이빨을 얻기 위해 대량으로 사냥했기 때문이에요.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보호 강화로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어요.

주요 위협 요인은 다음과 같아요.

  • 서식지 감소: 강가와 호숫가가 농지와 정착지로 바뀌고, 댐 건설과 물 이용으로 수량이 줄어요.
  • 고기와 이빨을 노린 사냥과 밀렵: 특히 분쟁 지역과 보호가 약한 곳에서 심해요.
  • 사람과의 갈등: 농작물 피해와 인명 사고로 보복 살해가 일어나요.
  • 가뭄과 기후 변화: 물웅덩이가 마르며 하마가 살 곳이 줄어들어요.
  • 하마 이빨의 불법 거래: 코끼리 상아의 대체품으로 거래돼요.

하마의 서식지는 주로 강과 호수를 따라 길고 좁게 이어져 있어서, 물길이 끊기거나 오염되면 큰 타격을 받아요. 보호 활동으로는 국립공원과 보호구역 관리, 밀렵 단속, 주민과의 갈등을 줄이기 위한 농작물 보호 울타리 설치와 피해 보상 등이 있어요. 하마는 사람이 사는 지역과 가까운 물가에 살기 때문에, 지역 주민의 협력이 보전에 매우 중요해요.

하마는 CITES 부속서 II에 올라 있어 하마 이빨과 가죽, 고기 등의 국제 거래가 관리돼요. 2022년 CITES 회의에서는 일부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하마를 부속서 I로 올리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한국에서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관리돼요.

13. 동물원에서

하마는 동물원에서 비교적 잘 적응하고, 오래 살며 번식도 잘 되는 편이에요. 하지만 하마를 제대로 기르기 위해서는 몸 전체가 잠길 만큼 넓고 깊은 물웅덩이가 꼭 필요해요. 하마는 하루의 대부분을 물속에서 보내고, 물속에 대량으로 배설하기 때문에 물이 금방 더러워져요. 그래서 대형 여과 시설을 갖추거나 물을 자주 갈아 주어야 하는데, 이는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드는 일이에요.

과거에는 좁고 얕은 콘크리트 풀에서 하마를 기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환경에서는 피부가 상하고 운동 부족으로 건강 문제가 생기기 쉬웠어요. 최근의 동물원들은 넓은 수중 공간과 모래나 흙으로 된 뭍, 유리창을 통해 물속에서 걷는 하마를 관찰할 수 있는 수중 관람 시설을 갖추는 추세예요. 물속에서 가볍게 바닥을 차며 움직이는 하마의 모습은 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끌어요.

수컷 하마는 동물원에서도 공격성이 강해, 여러 수컷을 함께 두면 심하게 싸울 수 있어요. 사육사도 하마와 같은 공간에 들어가지 않고,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훈련하는 방식을 써요. 한편 일부 동물원에서는 하마의 성별을 오랫동안 잘못 알고 있다가 뒤늦게 바로잡은 일도 있었어요. 하마는 겉으로 암수를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에요.

14. 대중문화 속 하마

고대 이집트에서 하마는 두 가지 얼굴을 지닌 동물이었어요. 나일강에서 배를 뒤집고 농작물을 망치는 수컷 하마는 혼돈과 악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져 사냥의 대상이 되었어요. 반면 암컷 하마는 임신과 출산을 지켜 주는 여신 타와레트의 모습으로 숭배받았어요. 타와레트는 하마의 머리와 몸에 사자의 다리, 악어의 꼬리를 한 모습으로 그려지며, 출산하는 여성과 아이를 보호한다고 믿어졌어요. 고대 이집트의 무덤에서는 푸른색 유약을 바른 하마 조각상이 많이 발견되는데, 그중 하나인 '윌리엄'이라는 별명의 하마 조각상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비공식 마스코트로 사랑받고 있어요. 성경 욥기에 나오는 거대한 짐승 베헤모스를 하마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어요.

현대 대중문화에서 하마는 주로 귀엽고 유쾌한 캐릭터로 그려져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판타지아」에서는 발레복을 입은 하마들이 우아하게 춤을 추고, 「마다가스카」에는 하마 글로리아가 나와요. 핀란드의 작가 토베 얀손의 「무민」 캐릭터들도 하마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지만, 사실 무민은 트롤이라는 상상 속 존재예요. 한국에서는 1980~90년대 유행한 '하마 게임' 장난감, 즉 하마 입에 구슬을 먹이는 보드게임이 많은 사람들의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2024년에는 태국 카오키여우 개방 동물원의 피그미하마 새끼 '무뎅'이 SNS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며 밈과 굿즈, 노래까지 만들어졌어요. 덕분에 멸종위기종인 피그미하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동시에 관람객이 물을 뿌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일이 생겨 동물원이 관람 시간을 제한하기도 했어요. 인기 있는 동물일수록 존중하며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어요.

하마 입에 구슬을 먹이는 보드게임은 영미권에서도 'Hungry Hungry Hippos'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요. 미국 작가 제임스 마셜의 그림책 속 하마 친구 조지와 마사도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캐릭터예요.

15. 여담

  • 하마의 젖이 분홍색이라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널리 퍼져 있지만 사실이 아니에요. 붉은 피부 분비물과 젖이 섞인 모습을 보고 생긴 오해로 보여요.
  • 하마는 물속에서 잠든 채로도 몇 분마다 떠올라 숨을 쉬고 다시 가라앉아요.
  • 하마의 몸무게는 대부분 뼈와 근육이 차지해 물에 뜨지 않아요. 그래서 물속 바닥을 걷거나 뛰는 방식으로 이동해요.
  • 하마의 꼬리는 짧지만, 똥을 흩뿌리는 데 아주 효과적인 도구예요.
  • 하마의 송곳니는 평생 자라기 때문에, 위아래 이빨이 서로 갈리지 않으면 지나치게 길어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요.
  • 하마가 하룻밤에 이동하며 남기는 '하마 길'은 습지의 물 흐름을 바꿔 새로운 물길과 웅덩이를 만들어요. 보츠와나 오카방고 델타에서는 하마 길이 물길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있어요.
  • 하마의 피부에 앉아 기생충을 잡아먹는 새나, 하마 몸을 청소하는 물고기도 있어요. 하마가 물속에서 입을 벌리고 물고기가 이빨 사이를 청소하게 두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어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하마가 흘리는 '피땀'은 정말 피인가요?

피도 땀도 아니에요. 피부샘에서 나오는 끈적한 분비물이 처음엔 무색이다가 공기를 만나 붉은색, 갈색으로 변해요. 햇빛을 흡수하고 세균 번식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하마는 정말 사람을 많이 해치나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해마다 수백 명이 하마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는 추정이 흔히 인용돼요. 물과 뭍 사이를 가로막거나 배가 새끼 곁을 지나갈 때 사고가 많아요.

콜롬비아에 야생 하마가 있다는 게 사실인가요?

네. 1980년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사설 동물원에 들여온 하마 몇 마리가 그가 죽은 뒤 강으로 퍼져 2020년대에는 100마리 이상으로 늘었어요. 콜롬비아 정부는 이들을 침입 외래종으로 지정하고 불임 수술과 이송 등을 추진해 왔어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1. Portrait Hippopotamus in the water.jpg — Muhammad Mahdi Karim · CC BY-SA 4.0
  2. Common hippos (Hippopotamus amphibius kiboko) Serengeti.jpg — Charles J. Sharp · CC BY-SA 4.0
  3. Hipopótamos (Hippopotamus amphibius), parque nacional de Chobe, Botsuana, 2018-07-28, DD 79.jpg — Diego Delso · CC BY-SA 4.0
  4. Hippo fight.jpg — Nilsrinaldi · CC BY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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